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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합강리에는 소일평과 덕산리를 연결하는 길이 150m, 폭 3.6m 규모의 다리 하나가 놓여 있었다. 1957년 2월 인제 및 기린면 일대 3만여 주민의 숙원이었던 다리가 놓여지게 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 다리의 이름은 '리빙스턴교'. 초기 이 다리는 아이빔에 목재를 깔아 가설했으나 노후해지자 1970년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길이 148m, 폭과 높이가 각각 7m인 다리로 다시 놓였다. 다리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지만 이름만은 그대로 '리빙스턴교'로 불리고 있다.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라며 험준하고 깊은 인제와 원통을 두고 입대 장병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 오지에 영어로 돼 있는 '리빙스턴' 이라는 이름의 다리는 한복에 구두를 신은 듯 지역과 어울리지 않은 이상한 이름이다.
어떠한 이유로 이곳 다리에 영어 이름이 붙여지게 됐을까?
1951년 7월 여름 한국전쟁이 발발한 1년 후 인제지구의 한미 합동 작전 중이던 리빙스턴 중령(대대장)이 이끄는 포병부대는 작전상 후퇴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홍수로 범람하는 급류를 건너지 못하고 지체하던 리빙스턴 중령의 부대는 적 기습공격으로 많은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인제에서 2km 위에 있는 북소양강 상류인 합강정(合江享) 근방에 매복하고 있던 적이 기습공격을 해온 것이다. 리빙스턴 중령 역시 중상을 입어 급히 야전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받던 도중 사망하게 되었고 임종 직전 부인에게 해당 지점에 다리를 놓아 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항복하여 살길을 찾느니 군인답게 싸우다 죽자."라는 말을 남기고 이곳에서 최후의 전투를 벌였던 리빙스턴과 부대원들. 조그만 다리 하나만 있었어도 부대원들은 강을 건널 수 있었으나 결국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많은 부대원들을 잃고 자신 또한 목숨을 잃었다. 故 리빙스턴 중령은 "이 강에 다리만 있었더라도 전투에서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수많은 아군의 인명피해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내가 죽으면 고향에 있는 내 아내에게 이 사실을 전하고 사재를 털어서라도 꼭 이 마을에 다리를 만들어달라."는 한서린 유언을 남겼다.
리빙스턴 중령의 유언은 곧 그의 본가에 전해졌다. 전쟁이 끝나고 한국을 찾은 리빙스턴 부인은 남편의 유언에 따라 다리를 만들었고, 리빙스턴 중령의 이름을 따 '리빙스턴교'라고 이름짓게 되었다.
이름도 모르는 머나먼 한국 땅에 자유와 평화를 심어 주기 위해 태평양을 건너 용감히 싸우다 산화한 리빙스턴 중령. 그의 고귀한 희생정신은 '리빙스턴교'와 함께 살아 숨쉴 것이다.
출처 : 전우와 민족(http://www.junwoominjok.net/)
